Conceptual and Constructive Scen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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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jin PARK
2017
The opening for Mediated Memory was different to that of an ordinary exhibition.
Seven monks performed the ceremony, allowing nature and the lands to know that a new being came to its territory.
Seven monks performed the ceremony, allowing nature and the lands to know that a new being came to its territory.
Mediated Memory is in the form of a pagoda. The pagoda is a universal symbol and a form that penetrates the shamanistic-mythological-spiritual period of the human history, especially in Buddhism. The reason why this piece is not known as the pagoda does not limit the universality of the piece to a certain religious context. However, in the context of a Songgwangsa Temple, over one year, it achieves the meaning of being within the doctrine of Buddhism while also existing as a pagoda. The spatial theory of Buddhism, which can be compressed into the Samcheon Daecheonsegye, expands into Socheon Segye (collection of 1,000 worlds), Jungcheon Segye (collection of 1,000 Socheon Segye), and Daechoen Segye (collection of 1,000 Jungcheon Segye). It demonstrates the existence and order of an entity within the infinite expansion of the world.
The term ‘gwanyum’ (concept) comes from a term in Buddhism, which was later adapted to philosophy and daily lives. It has a meaning to ‘observe Buddha and the truth’. Mediated Memory is the ‘gwanyum’ that has a physical form. The artist explained by comparing the connection and expansion of the physical structure of the piece under the conceptual spatial theory of Buddhism. The formality of the pagoda and the Songgwangsa Temple leads the people into the conceptual scenery.
‘매개기억’은 탑의 형상이다. 탑은 인간의 주술적-신화적-정신적 시대를 관통하는 보편적 형식이자 상징이며, 특히 불교의 표상이기도 하다. 이 작품을 탑이라 부르지 않는 것은 이 형식의 보편성을 종교라는 협의 안으로 함몰시키지 않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1년간 자리할 송광사라는 맥락에서 이 작품은 불탑이 되고, 그 의미가 불교의 교리 안으로 진입한다.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로 압축되는 불교의 공간론은 우리와 같은 세계 1000개가 모인 소천세계, 1000개의 소천세계가 모인 중천세계, 또 1000개의 중천세계가 모인 대천세계로 무한 확장한다. 세계의 무한한 확장 속에서 개체의 존재와 질서가 증명되는 것이다.
‘관념’은 본래 불교 용어에서 비롯되어 철학과 일상에 스며든 언어로, ‘부처나 진리를 관찰한다’는 뜻이다. ‘매개기억’은 불교의 관념이 형상을 얻은 모습이다. 작가는 단위체가 서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작품의 물리적 구조를 불교의 개념적 공간론에 비유하면서 설명하였다. 종교적 사고관이 이 작품의 출발점은 아니더라도 장소와 형식이 만나는 지점에서 불교적 색채가 계속 쌓이고 결부되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탑이라는 형식과 송광사라는 장소가 이렇게 꾸물꾸물 관념적 풍경 속으로 사람들을 잡아끌어 당긴다.
The pagoda, which is built by piling rocks, is fundamentally constructive. Lower body, main body, and upper body make up the pagoda. However, the elements of a pagoda noted in Mediated Memory has been deconstructed and reduced to that of a silhouette. The form is made by piling and framing 1907 pieces of symmetrical bronze cones that are 72mm wide and 250mm high. In order to express the ‘aesthetics of antigravity’, the connection between these intuitive pieces should be hidden while achieving a structural stability. Byoungho KIM’s past works have long displayed the methods of module and units, but the relationship between parts and the whole was never physically constructive or intimate. Because of this shadow of the pagoda, the relationship became more intimate and constructive in this work. The vertical and horizontal connecting structure of the bolts causes a cohesive force inside in order to connect 4345 individual pieces without welding. Because the units were connected without a board, Mediated Memory can theoretically expand or shrink as much as it wants. This physical constitutive principle is adjacent to the conceptual spatial theory of Buddhism. However, the module is a mere method to the artist, whereas the meaning and statement of the work is much more important.
Relative Scenery
The opening for Mediated Memory was different to that of an ordinary exhibition. Seven monks performed the ceremony, allowing nature and the lands to know that a new being came to its territory. The performance of Heart Sutra by the monk made the pedestrians stop and gather their hands together to pray. The audience would accept and recognise the piece, each with their own unique personal interpretation. Regrets of the past, expectations for the present, wishes for the future are all contained in the eyes and hands of those who encounter the work. This is unique scenic quality created by Mediated Memory. The scenery displays the mediation between transcendence and reality, nature and the artificial, concepts and reasoning, art and religion, past and present, time and space. The unclear and ambiguous form and context create relationships with various layers. The collision of style is lesser because it is not located inside the temple, but it still creates new scenery between art and religion.
Mediated Memory is not a one-shot operation; a series of works will follow after. However, the future works does not have to have the form of a pagoda. The form, law, scale, and material will vary, depending on the subject of mediation. Mediated Memory will permeate the memory and time of its place, as it appears to be doing so now.
기본적으로 돌을 쌓아 만드는 탑은 구축적이다.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라는 형식 요소가 석탑을 이룬다. 하지만 ‘매개기억’에서 탑의 요소들은 이미지의 실루엣으로 해체・환원되었다. 직경 72mm, 높이 250mm의 원뿔대칭형 청동 유닛 1907개가 옆으로 결구되고, 위로 쌓이면서 형상을 만든다. ‘반중력의 미학’을 표현하기 위해선 구조적인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직관적인 개체들의 연결은 감춰야 한다. 그동안 김병호의 작품이 모듈과 유닛이라는 방법론을 보여왔지만 부분과 전체가 이루는 관계는 물리적으로 아주 긴밀하거나 구축적이지 않았다. 이번 작품은 탑의 그림자라는 선존재 때문인지 그 관계는 더욱 긴밀해지고, 매우 구축적이다. 4345개에 이르는 개별 부재들을 용접 없이 연결하기 위해 상하좌우로 볼트 이음 구조가 내부에서 응집력을 발생시킨다. 판재 없이 유닛들을 연결해 나갔기에, 이론적으로 ‘매개기억’은 얼마든지 더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에게 모듈은 방법일 뿐 결국 이로써 무엇을 말하는가가 중요하다.
관계의 풍경
‘매개기억’의 오프닝은 일반 작품의 전시와는 전혀 달랐다. 7명의 승려가 고불식을 진행하며, 신중청(神衆請)으로 주변의 자연과 땅에 새로운 존재가 왔음을 정중하게 알렸다. 작품을 앞에 두고 외는 승려의 반야심경은 행인들의 발을 붙잡고 손을 가지런히 모으게 했다. 의식이 끝난 후에도 산을 오르는 행인과 신자들은 ‘매개기억’을 각자의 방식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인다. 과거에 대한 회한, 현재에 대한 기대, 미래에 대한 염원을 담아 작품을 눈과 손으로 닳도록 어루만진다. ‘매개기억’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풍경이다. 이는 초월과 현실 사이, 자연과 인공 사이, 관념과 이성 사이, 예술과 종교 사이, 과거와 현재 사이 그리고 시간과 공간 사이를 매개하는 풍경이다. ‘매개기억’이 갖는 불명확하고 모호한 형식과 내용이 서로 다른 층위의 관계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송광사 경내가 아니기에 양식적 충돌의 쾌감은 덜하지만 이 낯선 존재는 미술과 종교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매개기억’은 일회성 작업이 아니다. 이후 일련의 다른 작품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탑의 형상일 이유는 없다. 장소와 매개의 대상에 따라 아마도 형상과 구법, 규모, 재료는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매개기억’은 그 장소의 기억과 시간 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지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