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 박스는 작품을 보관할 때 사용하는 나무 크레이트 박스(Crate Box)를 개조하여 제작되었다. 박스 육면체의 앞면과 윗면을 투명 아크릴로 변형시켰고, 전시기간 외에는 다시 나무로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크레이트 박스를 활용한 이유로는 첫째, 강한 내구성에 의한 작품 보호. 둘째, 운송과 보관의 편의성. 셋째, 어떤 공간에서도 구조에 맞게 구성할 수 있는 가변성이다. 그리고 가장 큰 장점은 작품과 박스 오브제가 결합되어 그 자체로서 또 다른 작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다. 때문에 박스 내부에 보존된 작품만을 감상하기 보다는 공간과 박스, 작품의 전체적인 조화를 통한 감상이 중요하다.
«드로잉 박스»는 본 전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장소와 시설물을 순회할 예정이다. 드로잉의 매력은 '완성' 보다는 '과정상의 실험성'에 있으며, 정신적 창조 활동의 기초라는 점이다. 드로잉 박스는 거칠고 투박하지만, 단단하며 어디서든 새로운 완성품이 될 수 있다. 이는 드로잉의 성격과 맞닿아 있다. 향후 공간에 따라 변화될 드로잉 작품과 박스 구조물의 새로운 조합을 기대해도 좋다.